과거 한국에서는 비록 가난해도 자식만큼은 대학을 졸업시켜야한다는 우리 부모님들의 강한 교육열 때문에 가난한 시골에서도 대학에 합격만 하면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대학등록금과 하숙비를 마련하여 대학교육을 시키셨다. 그 때 그 부모님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로 대학공부를 마친 대부분의 우리 세대가 지금은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을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대학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대학등록금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비싸다. 등록금 고지서에 나와 있는 숫자로만 보면 기숙사비 및 책값을 모두 포함할 경우 사립대는 약 5~6만불정도이고, 주립대의 경우는 2~4만불의 등록금 고지서를 보게 된다. 이러한 막대한 금액을 우리가 모두 부담해야 한다면 과연 우리는 자녀들이 대학공부를 마칠때까지 지원해 줄 수있을까 생각하니 앞이 캄캄해진다. 다행이 미국대학의 경우 오히려 돈이 없어 대학을 못보낸다는 말이 이해가 안될정도로 각 학교마다 다양한 재정지원 프로그램이 있다. 공부만 잘 한면 충분한 장학금에 용돈까지 받고 대학생활을 하는 학생들이 주변에는 많이 있다.

그러나 의과 대학원과 치과 대학원, 법대 등 전문 대학원의 경우 연구직이 아닌 이상 학부과정 만큼 장학제도나 재정지원이 많지 않다. 재정지원이 있다하더라도 제한되어 있어 고스란이 학생과 학부모가 부담해야하는 총 비용이 상당히 많다. 실제로 대학에서 필자가 가르친 학생 가운데 일부 백인 학생의 경우는 의대에 합격했으면서도 막대한 재정적 부담 때문에 의대등록을 포기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물론 주립의대의 경우 거주민 등록금을 적용받게 되면 약간의 혜택은 볼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학부과정에서 처럼 아주 큰 혜택이 아니기 때문에 부담되기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버지니아 의대의 경우 거주민의 경우 2013~2014년도의 총 등록금이 기타 비용을 포함하여 4만8960달러인 것에 비하여 비 거주민의 경우는 5만9422달러로 발표되어 있다. 약 1만500달러 정도 거주민이기 때문에 혜택을 본다고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각 의과 대학의 재정지원 형태라든가 범위가 다양하다. 기본적으로 학부과정과 마찬가지로 FAFSA (Free Application for Federal Student Aid) 지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의과 대학마다 약간 다른 형태의 학자금 보조프로그램이 있어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그 혜택의 정도가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학부과정보다는 상당히 제한이 되어 있어 각자가 부담해야 되는 비용이 부모들에게는 부담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학생 융자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에 의대에 합격만 한다면 학생 본인 명의로 융자를 신청하면 생활비까지 융자를 해주기 때문에 의대 공부하는 동안은 돈 걱정없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 물론 군의관을 지원한다면 돈 한푼들이지 않고도 의대를 졸업할 수 있다.

한국의 한 교양강좌 프로그램에서 금융전문가라는 사람이 강좌에 참석한 많은 분들에게 “현재 우리의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더 성공 할 수 있을 확율이 몇 퍼센트가 될 것 같습니까?”하고 질문을 던지자 아무도 대답을 못하는 것을 보았다. 아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 금융전문가의 대답은 과거 우리의 부모세대에서는 자녀가 부모보다 성공할 확률이 80% 이상이었지만 현재 우리 자녀들이 부모인 우리세대보다 잘될 확률이 10% 미만이라는 것이다. 그 분의 논리에 충분한 일리가 있었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고 있는 우리의 경우는 어떠한가 생각해 보았다. 성공에 대한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아마도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자녀들이 아직은 이민 1세인 부모보다는 성공할 확율이 80% 이상은 될 것으로 나름 생각해 본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고생해도 우리 자녀 만큼은 안정된 전문인이 되기를 바라는 이민자들의 마음은 우리 부모님들의 마음과 같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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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정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