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년 간 학생들과 준비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드디어 아프리카 말라위라는작은 나라에 학생들을 인솔하여 도착 했다. 모두 버지니아에 모여 하루를 지내고 토요일 아침 일찍 비행기를 타기로 했지만, 일부 캘리포니아에서 오는 학생들의 비행기가 기체 결함으로 비행이 취소되는 바람에 아프리카로 떠나기 직전 까지도 긴장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프리카 말라위로 가는 중에 이디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공항에서 만나 합류하기로 한 학생이 보이지 않았다. 말라위로 향하는 비행기는 출발하기 직전인데 아직 학생은 올 기미가 보이지 않아 승무원에게 탑승 예약자 명단을 받아 재차 확인했지만 명단에도 이 학생의 이름이 보이질 않았다. 전날까지도 모든 일정을 확인하고 그 학생이 한국에서 비행기타는 것을 전화로 확인까지 했는데도 말이다. 책임자인 나로서는 당황하고 걱정 할 수밖에 없었는데 막상 말라위 링롱위 (Lilongwe) 공항에 도착해 보니, 이 학생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아닌가 ! 너무나 반가웠다.

입국을 위한 수속은 아주 간단 했다. 미 시민권자의 경우는 비자 여권에 입국 도장을 찍어 줬고, 한국 여권을 소지한 학생들의 경우는 해당 기관의 초청 편지와 함께 소정의 금액을 지불만 하면 입국이 쉽게 허가되었다. 지난 봄에 답사 차 방문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는데 미국과 서방 국가들이 여름 휴가철이다 보니, 아프리카의 공항에는 백인들이 흑인보다 많은 현상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도 많았고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우리 일행도 기부할 물품을 가져가느라 짐이 무척 많았지만 다른 일행들 또한 많은 짐으로 말라위 링롱위 공항은 무척 붐비고 있었다.

아프리카인 말라위는 남반부에 위치하여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 겨울일 때 여름인 우기가 지속되고, 우리가 여름인 지금은 비가 한 방울도 오지 않는 건기의 겨울이 시작되고 있었다. 겨울이라 해도 아침 저녁으로만 가을 날씨처럼 쌀쌀하고, 낯에는 햇빛 때문에 초여름의 날씨를 느낄 수 있었다. 날씨는 학생들이 지내기에는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아주 다행이었다. 숙소에 도착 후 프로그램을 점검하기 위해 일주일 전에 미리 도착하여 우리 일행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던 스텝과 이 프로그램의 총괄 책임자인 카옴바 교수로부터 일정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다음 날인 월요일 아침, 드디어 병원에 도착하여 병원장의 소개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의사의 안내로 병원 시설과 각 병동을 돌아보는 것으로 첫날의 일정은 마치기로 했다. 병원 시설은 아주 생각보다도 열악했고 , 줄서서 대기하고 있는 환자의 수는 우리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위험하면서 입원환자가 많은 말라리아 환자를 수용하고 치료하는 병동, 눈만 멀뚱하게 뜨고 쳐다보고 있는 아기 환자들로 가득찬 소아 병동, 비닐 앞치마를 두르고 일하다 말고 우리에게 인사하러 나온 산부인과 병동의 의사와 간호사들, 덩그러니 침대와 무서운 연장들만이 있는 정형외과 수술실을 보면서 이런 광경을 접해 보지 못한 우리 학생들이 잘 받아들일 수있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했다. 대부분 의사가 되겠다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이지만, 부모님의 권유에 마지 못해 참여한 고등학생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참여했건, 부모님의 권유에 의해 참여했건 우리가 살고있는 미국이나 한국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눈과 새로운 도전을 생각하게 하는 귀한 기회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에이즈 환자를 수용하고 상담하는 전문가를 만나 인사하고 최종적으로 기념 사진 촬영하는 것으로 첫 날의 병원에서의 일정을 끝냈다. 내일 화요일부터는 아침 8시부터는 3명의 의사가 학생들을 그룹으로 나누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매일 1시간씩 전문가들의 특강도 진행된다.

아프리카의 거의 모든 병원은 미국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특히 빌게이츠 재단에서는 말라리아 연구와 치료에 특히 많은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미국에서 온 학생들에게 이러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것으로라도 보답하겠다고 말을 한다. 젋은 병원장이 의욕적으로 우리를 지원해 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