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정 박사의 미국 의대진학 가이드] 리서치가 명문대 입학 별로 도움이 안 된다?

Date
2015-08-20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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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유명하다는 한 대입 컨설턴트가 몇몇 학부모들을 모아놓고 간담회 하는 자리에 참석한 적이 있다. 아주 달변가이고 말에 빈틈이 없어 참석한 모든 학부모님들께서도 넋 나간 표정으로 몰입하여 듣고 있는데, “요즘은 너도 나도 명문대 진학하기 위하여 과학 리서치를 하기 때문에 이제는 이러한 리서치가 명문대 입학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하는 그의 말에, 한 학부모가 그러면 리서치를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인가요? 라는 질문을 했다. 이 때 그는 “그렇다. 아니, 그래도 하는 것이 좋다.”라며 명쾌하게 답을 못하는 경우를 보았다.

과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연구경험도 없는 사람이 리서치는 어디서 어떤 식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을 보면서 연구기관에서 오랫동안 연구원 생활하고 50여 편의 연구 논문을 출판한 필자로서는 답답하다. 일반적으로 연구소에서 전문 연구원을 뽑기 위해 인터뷰할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어느 그룹에서 누구와 연구를 했는가이다. 명성이 있는 교수라면 더욱 좋다. 그리고 그 교수의 강력한 추천서만 있다면 더 더욱 좋다. 그 연구원을 채용함으로서 새로운 좋은 인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이 무슨 연구를 했는가. 그 결과는 좋은가. 출판된 논문은 몇 편이 있는가. 있다면 어느 잡지에 출판되었는가 등이 된다. 그러나 의대 준비생의 경우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전문연구원을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내용의 연구를 했는가하는 것과 프로젝트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그 프로젝트가 논문으로 출판되었으면 그 논문에 이름이 들어 있는가가 중요시 된다. 논문에 이름이 있다는 것은 그 프로젝트에 상당부분 기여를 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과학분야의 연구는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긴 시간이 요구되며, 혼자서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경우, 한 연구 프로젝트에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로 팀을 구성한 후, 각자 맏은 분야를 세분화하여 연구해 나가는 형태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유명하고 큰 연구소일수록 더욱 심해진다. 만일 이러한 프로젝트에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이 연구 경험을 쌓기위하여 참여했을 경우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과학적 이론도 부족하고, 연구 경험도 없는 대학생이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잡일이 대부분일 것이다. 누가 특별히 도와준 다하더라도 그 프로젝트 전체를 이해하기란 대학생으로서 쉽지 않을 것이다.

의대 준비하는 학생이 유명한 연구소의 유명한 교수 밑에서 경험을 쌓는 것의 최대 장점은 권위 있는 교수한테서 추천서를 받을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유명한 교수로부터 아주 인상 깊은 추천서를 받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사회가 누구의 추천서든 우선 추천한 내용을 신뢰하기 때문에 아무에게나 추천서를 써주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권위있고 유명한 교수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정말로 열심히 실험실 생활하고, 질문하고, 토론하고,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분명하게 보여준다면 강하고 좋은 인상을 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생들은 능동적이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게 되다 보니, 특별히 부각되는 것이 없는 경우가 있다. 그러한 경우는 추천서가 형식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유명하고, 권위 있는 교수 밑에서 연구경험을 쌓았다 하더라도 출판된 논문도 없고 추천서 또한 좋지 않다면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몇 년 전에 필자와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이 의대 지원서 작성시 추천서를 부탁하여 써준 적이 있다. 한참이 지난 후, 모 의대의 입학 사정위원회라면서 추천한 학생에 관하여 몇 가지 확인할 사항이 있다며 전화를 해와 문의에 대답해준 적이 있다. 내용은 추천해준 학생을 인터뷰했는데 이 학생이 출판된 논문의 프로젝트에서 자기가 직접 실험하여 데이터를 얻었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사실이면 어느 부분을 학생이 직접 연구를 했는가. 그 프로젝트에 대하여 학생이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으며, 언제부터 학생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그리고 학생의 실험실에서의 생활은 어떻했는지에 대한 질문들이었다. 학생에 대한 문의 전화가 왔다는 것은 그 학생에 관심있다는 것으로 필자는 이 학생이 의대에 합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예상은 적중하여 최종 합격했다는 소식이 학생을 통해 전해왔다.
의대를 준비하는 학생이 인턴을 위해서 무조건 유명한 연구소, 유명한 병원만을 선호한다면 오히려 아무것도 얻지 못할 수가 있다. 알차고 깊이 있게 배우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곳에서의 경험이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줄 수 있다.

폴 정 박사 / STEM 연구소 / 문의: 571-292-6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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